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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반기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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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남 (9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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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2022년을 마무리하며 회고를 작성할 예정이었지만, 회사의 창립기념일로 인한 갑자기 생긴 휴가에 마침 이때다 싶어 회고를 작성하게 되었다.

이번 상반기는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번아웃과 버닝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많이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1. 번아웃

올 초 번아웃이 강하게 오게 되었다.

개발자가 나에게 맞는 옷인가에 대한 생각도 겸하게 되었던 것 같은데, 결과만 말하자면 개발자라는 단어 앞에 제품이라는 단어 하나가 모자랐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

나는 개발자보다 제품 개발자가 되고싶었다. 이 두 차이는 내가 어디에 기여할 수 있느냐의 차이인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이전 회사에서 그 과정이 참 매끄럽지 못했다.

번아웃이 왜 오게되었는지 나름의 결론을 도출했을때 크게 세가지였다.

  •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 제품에 진심인 사람들과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현상 유지..?

  • 몸담고 있는 산업군에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일하면서 전혀 즐겁지가 않았다. (물론 개인적인 성장이 더뎌지는 것은 덤..)

이쯤 회사가 하고싶은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아는 것은 일하는 데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고, 다시금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이직이라는 선택을 하게되었다.

나는 좀 더 제품 또는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몸담고 있는 느낌을 받고싶었고, 회사와 나 그리고 제품이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원했다.

2. 이직

번아웃이 오며 돌파를 위해 이직을 하게 되었는데, 이는 아직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금 더 빨리 옮길걸 하는 아쉬움은 있다.

몸담고 있는 도메인을 바꾸는 일은 참 쉽지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어떤 도메인으로 옮길 것인지 선택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회사를 고르는 과정에서 내가 잡은 큰 기준은 흔히 말하는 J커브를 아래에서부터 직접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자는 마음이 있었으나,

어떤 도메인을 선택할지는 나만의 기준을 잡은 상태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헬스케어라는 도메인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가지인데,

  1. 이바닥 최고의 서비스가 떠오르지않았다.

  2. 시장이 굉장히 크다.

굿닥에 합류한지 이제 막 한달이 지났고, 새 회사의 컨텍스트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부작용으로 주변에 굉장히 소홀해졌는데..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많아 다행이다.

지난 회사생활을 하며 안바빴던 적은 딱히 없었지만, 요즘과 같이 바빴던 적은 정말 오랜만이다.

바뀐 업무 방식과 전혀 다른 환경

이직을 하며 기존의 회사에서 전혀 다른 업무 방식과 환경으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온보딩이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조금은 힘들었다.

특히 기존 회사에서 Saas를 병적으로 안쓰다시피 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이곳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습득했다.

windows -> mac

평소 코딩을 제외한 부분은 mac을 사용했지만 막상 개발을 mac으로 하려니 적응을 아직도 하고있는 중이다. 할 일은 꽤나 많아서 강제로 적응된 것 같기도 하면서.. 역시 사람은 불구덩이에 던져놓아야 살길을 찾는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되었다.

on-premise -> cloud

온프라미스 위주의 개발에서 120% 이상 클라우드 의존적인 서비스로 업무 환경이 바뀌다보니 마음 한켠이 불편해졌다.

레거시 서버를 까봐야할 일이 생겼는데, 자칫 VPC나 Route를 건드리면 서비스가 중단될 것이라는 부담감이 작용했던 것 같다.

나는 아직은 VM이 조금 더 속편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ㅎㅎ..

그래도 평소에 꾸준히 끄적거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아예 그레이한 영역은 아니라 참 다행이다.

another language, framework

최근 Front-end 개발을 하며 Back-end 와는 조금 거리를 뒀었는데, 어쨌든 Back-end 개발자로 합류했기 때문에 이부분에 적응이 필요했다.

아주 예전에 MVC기반의 JAVA/SPRING을 했었던 기억을 되짚어보며 일을 하고 있는데, Nest는 차라리 Express보다는 조금 더 친숙한 것 같다.

다만 Nest/graphql이 영 맘에 안드는 부분이 꽤있어서 승질나는 상태..

k8s, etc ..

사실 가장 크게 바뀐 업무 환경은 설치형 제품을 개발하다가 라이브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환경으로 왔다는 점이 가장 크다.

운영이라는 영역(굳이 따지자면 SRE)은 기존에 하던 업무와 벗어난 영역이기 때문에 막연하게 이렇게 하겠구나 하는 생각만 있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눈으로 본 경험은 나로서는 귀한 경험이다.

다만 내가 잘 아는 영역이 아니다보니 체감상 가장 크게 업무 환경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고, 잘 극복하고 즐기는 단계가 되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하반기 목표

하반기에는 내가 속한 조직이 반드시 해야하는 미션이 있다. 큰 카테고리는 의료 문화를 크게 바꾸자는 것이지만 구체적으로 그것을 찾아나가는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다.

제품적인 목표가 뚜렷하지만, 이를 길게 하기보다는 엔지니어로서 기술적인 목표를 얘기할 것이다.

  • 메이저 버전 업그레이드 : 입사하자마자 부여된 미션이고, 이를 향해 조직이 모두 달려왔었다. 나는 그 과정에서 입사하게되어 컨텍스트를 빠르게 흡수해 성공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성능개선 : (이미 모든 사람이 나가 히스토리 파악이 안되지만..)기존에 특정 부분에서 요청이 몰릴 때 병목이 좀 있는 편이라고 흘러흘러 전해들었다. 추측되는 부분이 있어, 이부분을 점검할 예정이다. 아마 RDS ro wo의 replica 텀 때문이거나, 단순히 RDS CUD요청이 몰려서일 가능성도 있는데 일부는 Redis라고 추측하기도 하는 것 같다. 크게 세군데를 중점적으로 점검하면 될 것 같다.

  • 리팩토링 : 지금 운영중인 서비스는 Nest/graphql typeorm 으로 모두 구성되어있는데, 꽤 다양한 방식으로 코드를 구성할 수 있다. 기존에 있던 코드들이 일관성이 없어 특정한 패턴을 잡고 하나씩 뜯어고치려 한다. Repo패턴과 entity패턴을 혼용하기도 하고.. 쿼리를 날리는 방식도 아주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는데, 다행히 n+1 이슈는 없는 것 같다. 물론 찾다보면 나올 수도 있는데, 지금 오버패칭 되는 데이터가 종종 보여 이 부분을 먼저 하나씩 고쳐야 할 것 같다.

마무리

최근 정말 바쁜데 얼른 쉬고 내일 일하기 위해 정말 대충 끄적거려 보았다.

이번 상반기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하반기에는 많은 경험과 성장을 이뤄내고 싶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한명 나가게 되었는데, 나로서는 참 아쉽다. 새로운 분이 얼른 합류해서 무언가 같이 이뤄내는 즐거움을 얻었으면 좋겠다.

10년만 젊었으면 좋겠다. 나에게는 시간이 너무 없다.